하와이/마우이::신혼여행 1일차 (feat. 코로나 이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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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말~11월 초에 다녀온 신혼여행기입니다. 결혼 1주년을 3개월 남겨두고 신혼여행의 기억을 다시 들춰봅니다. 하와이 신혼여행은 인생에서 최고로 빛나는 여행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어렵지만, 언젠가 다시 하와이에 갈 날을 꿈꿉니다.

 

2019년 2월, 웨딩 박람회에 갔다가 상담해 주시는 분이 마음에 들어 하와이 허니문 투어를 질렀다. 하와이에 대해 아는 건 와이키키, 마우이, 무수비 등 단편적인 것 밖에 없었지만, 7박 9일(마우이 3박, 오아후 4박)에 총 580만 원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서 바로 계약을 했다. 전일 자유관광에 렌터카도 포함이고, 스노클링과 30분 웨딩 스냅도 서비스도 포함되었다.

어차피 결혼 준비로 할 것도 많은데 여행 계획 세우느라 머리 아프고 싶지 않았다. 까마득했는데 벌써 그날이 왔다. 여행 가는 날!! 결혼하는 날...

결혼식이 끝나고 녹초가 된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아름다웠던 신부화장을 씻어내고, 다시 '나'로 돌아왔다. 22시 비행기였기 때문에 바로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체력소모는 극심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신혼여행을 하루 쉬고 가는구나 싶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체크인을 하고 수속을 마쳤다. 그리고 면세점에 가서 남편의 선글라스를 사고, 나는 거기에 사은품으로 딸려오는 선글라스를 받았다. 남편은 본인만 사서 미안했는지 자꾸 뭐라도 사주고 싶어 해서, 눈에 보이는 1+1 립스틱을 가리키며 사달라고 했다.

더 이상 면세 쇼핑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아 바로 마티나 라운지로 갔다. 긴장이 풀린 상태로 이것저것 먹고 쉬었다. 그리고 프린트 해온 우리의 여행 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우리, 가서 뭐하고 놀아야 되는 거지???



비행시간은 9시간 정도 걸렸다. 장거리 갈 때는 무조건 대한항공만 타고 다녀서 걱정했는데, 하와이안 항공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와이 우쿨렐레 스타일 음악으로 맞아주는 것도 좋고. 그래도 비행기 안이라고 잠을 푹 못 잤다.




하와이의 덥지만 습하지 않은 공기를 마주하는 순간, 우리가 드디어 하와이에 온건가!! 싶어서 감동했지만 그것도 잠시.

한국시간으로는 다음날 오전 7시가 좀 넘은 시각(현지 시간은 12시 이후). 초췌함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마우이에 가야 했다. "신혼여행 꼭 가야 되는 거야? 결혼식 치르느라 너무 힘든데 왜 꼭 여행까지 가는 거지... 진짜 코미디 아냐?"라는 근원적 물음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마우이까지 왔다. 근원적 물음이 튀어나온다 해도 한국으로 돌아갈 건 아니니까. 마우이에 도착했을 때 현지 시간은 거의 오후 3시였다. 

 

비행기에서부터 잔뜩 만났던 신혼 부부들은 이제 한 30% 정도 남은 것 같았다. 비행기야 그냥 늦게 타든 빨리 타든 상관 없지만, 렌트카는 좀 다르다.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빌릴 차가 정해져 있지만 같은 모델이 여기저기 주차되어 있기 때문에, 차 색깔이나 상태 등 고를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우리는 어버버 하다가 서둘러 이 차를 선택했다. 미국에서는 구글 내비가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옵션은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최종 목적지 그랜드 와일레아- 월도프 아스토리아 리조트로 향했다!




숙소 체크인을 방에 들어선 순간, 늦은 오후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바다가 눈 앞에 보여서 울컥했다. 결혼식 당일부터 지금까지의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당장 여행이고 뭐고,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워서 쉬기로 했다.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했다. 다리는 이미 너무 퉁퉁 부었고, 몸 여기저기서 위험 경고가 울릴 것 같았다.

 

침대에 눕자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실링팬이 돌아가면서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나중에 우리 집에도 실링팬을 설치하고 싶었다. 휘휘 돌아가는 모습에 빨려 드는 것 같다.




숙소는 오래되었지만 리모델링을 한 것인지 전체적으로는 모던하면서도 살짝 앤티크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그랜드 와일레아 리조트는 마우이에서도 제일 큰 리조트이지만, 외외로 방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다.




여행사 통해서 예약을 잘했다고 느낀 게, 그랜드 와일레아 숙소 비중이 70%는 될 것 같다. 성수기에는 1박에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굉장히 비싼 숙소였고, 방 위치도 좋았고, 한국인이 별로 없었고, 워터파크 수준의 수영장+프라이빗 비치가 정말 만족스러웠다.




딱 한 가지 불만족스러웠던 건, 자는데 갑자기 쳐들어왔다. 노크한 것도 아니다. 일단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내보냈기에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허니문 기념 와인 선물을 주려고 했던 걸까 싶다. 그 뒤로는 문을 꼭 잠갔다.




푹 자고 저녁 먹을 겸, 밤마실에 나섰다. 그랜드 와일레아 리조트는 다리가 양쪽에 두 개씩 달린 꽃게처럼 생겼다. 게 몸통에는 로비 등 시설들이 있고, 게 다리에는 방이 쭉 있다. 크기가 어마어마한 리조트라 로비에서 지도를 받아 들고 출발했다.




리조트 안에 카페 쿨라 (Café Kula)가 있어서, 포케랑 맥주랑 음료수 등을 사서 먹었다. 카페 쿨라는 피자나 샌드위치, 샐러드, 베이글 등도 팔면서 작은 편의점 역할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가게 옆 복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약간 노천카페 분위기가 났다.




별이 정말 많이 보였는데, 사진에 거의 안 담겨서 아쉽다.




우리가 다음 날 뛰어놀 수영장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저녁 8시에도 비치의자에 앉아 쉬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식 먹고 바로 뛰어들 준비를 하기로 약속했다.




가볍게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규모가 너무 커서 운동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이렇게 걸어서 훑어봤던 게 다음날 놀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숙소에 와서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렸다. 남편은 인생에서 가장 수면의 질이 높았던 잠을 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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