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마우이::신혼여행 - 할레아칼라 일출예약 안하고 간 사람 여기 있습니다.
2019년 10월 말~11월 초에 다녀온 신혼여행기입니다. 결혼 1주년을 3개월 남겨두고 신혼여행의 기억을 다시 들춰봅니다. 하와이 신혼여행은 인생에서 최고로 빛나는 여행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어렵지만, 언젠가 다시 하와이에 갈 날을 꿈꿉니다.
할레아칼라 산은 일출과 일몰로 정말 유명합니다. 마우이로 신혼여행을 가신 분들이 한 번씩 언급하는 장소이기도 했는데요, 인생 일출을 볼 수 있으니 꼭 가보라고요. 그렇지만 아침잠이 많은 데다 일출과 일몰에 크게 매력을 못 느끼는 남편이라 갈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다녀왔어요. 뭐, 그러니까 예약을 안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했다는 것이죠.
아무리 후기를 검색해봐도 '예약을 안 해서 돌아가야만 했다'는 글은 못 찾았으니까요! 그런데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철저히 준비해서 갔겠지... 싶네요. 저희는 '빨리 가면 현장에서 들여보내 주지 않을까? 못 들어가면 어디 괜찮은 곳에 주차해서 보면 되지 않을까?' 해서 할레아칼라 산에 일단 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랜드 와일레아에서 할레아칼라까지는 한 시간 반~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운명을 맡기며 '갈 지' 자로 생긴 길을 끊임없이 올라갔어요. 구글 지도를 보면 길이 지진계처럼 생겼는데, 고도가 3,000m이니 요금소까지도 한참 걸립니다. 무서웠지만 그래도 같이 올라가는 차가 좀 있어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금소로 갈수록 내려오는 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약을 안 하고 간 사람이 우리만이 아니었던 거지요!
당연스럽게도 매표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내려오던 중에, 주차 공간이 있고 전망이 좋아 보이는 곳에 차를 댔습니다. 나름 여기가 동쪽은 아닐까 기대하면서요. 먼저 주차 중인 차가 2대 있었기 때문에, 뭔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깜깜한 밤에 차에 있었는데도, 옷을 잔뜩 껴입고 갔는데도 너무 추웠습니다. 신혼여행 출발할 때보다 단단히 입고 남편 옷도 빌려 입었는데 말이지요. 춥다는 건 얼핏 알고 있었지만, 거의 초겨울 수준이었어요. 가시는 분들은 옷을 꼭 단단히 입고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인터넷은 되어서 그럭저럭 견딜만했습니다. 날이 밝아올수록 주변에 차들이 늘어납니다...! 2시간을 기다렸지만 외롭지 않았어요.
해가 떴지만 구름이 많은 날이었네요. 그래도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좋았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는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비록 정상에는 못 갔지만 그래도 서로 탓하지 않고(솔직히 신혼여행 첫 위기가 왔다고 생각...^^;;;;;;;;;;), 차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눴던 것도 좋았네요. 그냥 숙소로 돌아가서 편하게 잠들 수도 있었는데, 버티고 산에서 아침을 맞이하길 정말로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지평선만 붉게 달아오를 뿐 햇님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나중에 또 올 여지를 남겨두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일출을 기다렸던 다른 커플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꼴이 말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추억이네요.
막상 해가 뜨고 보니, 무시무시한 길이 아니라 자동차 광고에 나올 것 같은 멋진 길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뷰포인트에 잠깐 내려 사진도 찍고 놀았습니다.
가끔 소 조심 하라고... 하는 간판이 있는데, 진짜 이렇게 소가 길에 떠억하니 나왔습니다. 할레아칼라 산 가시는 분들은 미리 일출 예약도 꼭 하시고, 소도 잘 살펴가면서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
- 3 a.m. ~ 7 a.m. 에 방문할 경우 예약은 필수입니다. (일몰은 예약 안 해도 됨!)
- 예약료는 티켓당 $1.00이고 현장 입장료 $25 별도입니다.
- 예약 사이트: https://www.recreation.gov/ticket/facility/253731
Recreation.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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