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정선::민둥산 등산 후기(1코스)와 만발한 억새꽃 풍경
1박 2일 정선 여행 일정을 정리한 포스팅에 이어서, 민둥산 등산 후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민둥산 정상의 억새꽃 풍경을 전해드립니다. 참고로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민둥산 억새꽃 축제는 취소되었습니다.
민둥산 등산은 오후 3시에 시작했습니다. 일몰시간이 5시 38분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6시 전에 하산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민둥산에 올라가는 길은 총 5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 제1코스: 증산초교~정상 (완경사 3.2km / 급경사 2.6km)
- 제2코스: 능전마을~정상 (2.7km)
- 제3코스: 삼내약수~정상 (5.5km)
- 제4코스: 화암약수~정상 (8.3km)
- 제5코스: 남면사무소~정상 (5.0km)
그중에서 가장 무난하다고 알려진 제1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등산 초등학교에서 시작되는 제1코스는 3갈래 길로 나누어지는데, 제가 갔을 때 오른쪽 길은 막아두었습니다. 왼쪽 길은 600m 정도 돌아가지만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완경사이고, 가운데 길은 가장 빠르지만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 급경사입니다. 후기를 찾아보니 급경사는 쉬는 구간 없이 계속 오르막길만 있다고 해서 완경사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제1코스 완경사-급경사 등산이 가장 기본적인 코스인 듯합니다. 하지만 1코스도 아주 쉬운 코스는 아닙니다.
1코스 입구입니다. 맞은 편에 증산초등학교가 있고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시작부터 제법 오르막길입니다. 민둥산역 주변과 읍내가 보입니다.
1코스에서 400m 정도 올라가면 완경사, 급경사로 길이 나누어집니다. 급경사로 가는 분들도 있고, 완경사로 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아주 가끔 등산을 하는 사람인데, 제 기준으로 등산 난이도는 수리산과 조금 비슷한 것 같아요.
민둥산이 손꼽힐 정도의 단풍명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눈이 즐겁습니다.
드디어...? 억새밭이...?!
안 나옵니다. 기대감에 부풀어 막 뛰어갔는데... 그래도 탁 트인 풍경이 참 예뻐요. 이 날은 날씨도 좋아서 하늘도 참 푸르렀어요.
드디어 민둥산 정상까지 1/3이 남았습니다..!
중간 쉼터에는 화장실도 있고 매점도 있습니다. 이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억새꽃 축제가 취소되어서 그런지 매점은 열지 않았습니다. 이제 1km만 더 올라가면 됩니다.
올라갈수록 길이 정말 예뻐요!
슬슬 고지가 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후의 햇빛을 받은 갈대들이 하얗게 빛나면서 펄럭입니다. 정상까지 얼마 안남았다고 응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상까지는 좀 더 가야합니다. 민둥산 진짜 밀당이 장난 아닙니다. 도착했다 싶으면 아니지롱! 하면서 약올리는 것 같은데,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면서 힘내! 라고 위로하는 것 같아요.
올라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뒤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역시 5대 억새군락지 다운 풍경입니다.
이렇게 산이 많은데, 왜 민둥산에만 억새 군락지가 크게 조성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인터넷을 찾아봐도 답을 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16시 35분 민둥산 정상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늦어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간간히 백패킹 짐을 풀고 야영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억새밭이 정말 예쁩니다. 산에 오르느라 정말 고생했지만,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억새밭을 통과하면서 남편 사진을 많이 찍어줬는데, 사진이 하나같이 어쩜 다 분위기 있게 나오는지...! 대충 찍어도 인생사진이 막 나옵니다. 다만 등산하면서 얼굴에 땀과 피로가 많이 묻어나기 때문에, 배경 위주로 찍어야 예쁘게 나옵니다. 하하
하산할 때 약 3km 정도 걸어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16시 50분에 하산했습니다. 억새 밭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저물어가는 햇빛을 받아, 더욱 붉게 물듭니다. 저도 이렇게 어두워질 때 하산하는 것은 처음인데, 빛깔이 정말 고와서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을 누르느라 힘들었어요. 그래도 빨리 내려가야 했습니다.
산등성이에 해가 걸렸습니다. 이제 정말 지체하면 안됩니다. 어두워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더라고요. 17시 50분에 하산을 완료했는데, 마지막에는 정말 많이 어두워서 조금 겁이 났어요.
등산로 입구에는 지팡이로 쓴 나뭇가지들이 엄청나게 쌓여있습니다. 경사가 제법 있는 산이라서 등산 스틱을 가져가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결혼 1주년 여행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던, 절정에 이른 억새밭을 오후 황금시간대에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등산을 싫어하면서도, 제 버킷리스트를 이루어주려고 함께 나서준 남편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억새밭은 저 혼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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