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행궁 행리단길 골목 탐방
수원 장안문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들렀는데, 예사롭지 않은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다시 들러 산책 겸 잠시 돌아보았어요. 6월의 어느 여름날입니다.
6월임에도 날이 무척 더워서, 예쁜 빙수집이 눈에 들어오길래 바로 들어갔습니다. 사장님이 엄마 뻘 되시는 분이어서 그런지, 가게에서 왠지 포근함이 느껴졌어요. 오픈한 지 일주일 밖에 안 되었을 때라 서빙에 조금 혼란은 있었는데, 지금은 잘 자리를 잡으셨길 바라봅니다. 메뉴는 팥빙수와 단팥죽, 2개입니다. 여름이니까 당연히 팥빙수로 갑니다.
직접 팥을 쑤어서 만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달지 않고 팥이 씹히는 맛이 고소합니다. 통조림팥이나 가당통팥앙금으로 만든 팥빙수와는 달라요. 예전에 집에서 쑨 팥으로 팥빙수를 만들어 보았는데, 단 맛이 거의 안나서 망한 적이 있는데요, 행궁빙수 팥빙수는 단 맛을 적당히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마치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주신 팥빙수 같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우유얼음을 사용했고, 인절미 가루도 별도로 제공됩니다. 수원화성 옆이라 그런지, 놋그릇과 놋수저에 나오구요.
한창 뜨거운 오후가 지나서, 동네를 걸어봅니다. 저는 행리단길을 이 때 처음 알았습니다. 망원동 망리단길을 생각나게 하는 풍경이에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와 음식점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골목에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가게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골목골목마다 사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들이 많이 보였어요.
아마 카페겠지요? 다음에 한 번 들러볼까 싶어요. 빨간색의 간판과 창틀이 인상적입니다. 야외 테이블과 의자가 꼭 유럽에서 가져온 것 같아요.
미로같은 골목이라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하나하나 다 가보고 싶어요. 망리단길은 사람들이 많고 사진 찍느라 다들 바쁜데(나름대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요), 행리단길은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야외 테라스에서 조용하게 멍때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왠지 인물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올 것 같은 골목이었어요.
수원화성 성곽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어있는 건물들이 예쁜 가게로 리모델링 되었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독특한 거리가 되었습니다. 수원시에서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면서 함께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정조이즈백'은 수원화성에 걸맞은 가게이름이네요. 수제맥주 집인 것 같았습니다.
수원화성을 둘러싸고 있는 길에 올라갔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탁 트인 느낌을 줍니다.
특이하게도 수원화성 주변에는 점집이나 철학관이 많습니다. 궁금해서 이유를 찾아보긴 했는데 풍수지리적으로 기가 쎄다, 원래 수원사 주변에 있었는데 해당 지역이 개발되면서 화성 주변으로 이주했다,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와 관련이 있다...등이 있는데요,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르는 듯 해요.
입구를 마치 정류장처럼 꾸며놓은 예쁜 카페도 하나 발견했습니다. 초록이들이 아주 많아서 다음에 꼭 가야할 카페로 찜해 놓았습니다. 카페마다 개성이 너무 뚜렷해서 재밌어요.
하늘을 보다가 주황색 기와지붕의 예쁜 가게를 발견했어요. Bear room이라는 카페인데, 루프탑 자리도 있다고 해요. 특히 요즘같은 선선한 가을날에 가면 딱일 듯 합니다.
시간 날 때 여유롭게 행리단길 산책,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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