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출산 1일차 후기
집에서 밥 먹다가 뜬금없이 양수가 터져서 출산을 했습니다. 그러나 기다려도 진통이 걸리지 않아서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네요. 산본제일병원에서 제왕절개 출산 후기를 자세히 남겨봅니다!
막달 간단 일기
임신 10개월이 되니 배도 무겁지만, 붓기도 심해지고 온몸의 관절이 쑤셔서 힘들었습니다. 특히 아침마다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접기도 힘들었어요. 관절을 이완시키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검진 갈 때마다 혈압이 올랐습니다. 출산 직전 160까지 찍었는데, 놀랍게도 출산하자마자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태동은 점차 줄었고 y존 부근에서 조곤조곤하게 느껴지는 정도였습니다. (윗배에서 느껴지는 태동은 수축일 수도 있습니다) 배가 하도 처져서 운동은 커녕 39주까지는 눕눕했는데요, 결국 눕눕을 멈추자마자 다음 날 양수가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병원 이동
양수가 터지면 푹 하고 터지는 소리가 난다고 하던데, 제 경우에는 뜬금없이(?) 점심 먹고 의자에서 일어나자마자 다리 사이로 따뜻한 물이 주르르 흐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화장실 가서 확인했는데 이슬도 없었고 계속해서 따뜻한 물만 흘러나왔어요. 바로 응급실에 전화했더니 병원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엄청 당황했지만, 맘스 안심가드 팬티로 빠르게 갈아입고 산모수첩과 지갑만 챙겨서 갔습니다. 다행히 엄마와 같이 있어서 119는 부르지 않아도 되었어요 (양수가 터지면 택시보다는 119를 부르라고 해서, 저도 119 안심콜을 미리 등록해 놨습니다).
응급실 입원
주치의 선생님께서 내진해 보시더니 양수가 터진 것은 맞으나, 자궁 경부가 아직 딱딱하고 당연히 자궁문도 안 열려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너무 아픈 내진이었어요!!!). 그러나 양수가 터졌기 때문에 일단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코로나 격리 해제서가 있어서 코로나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원무과에서 입원 수속을 밟은 다음, 분만실이 있는 3층 응급실로 올라갔습니다.
산모와 보호자들, 분만실이 있는 응급실에 도착하니 긴장이 되더라고요. 먼저 팬티 제외, 전부 탈의하고 가운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관장, 산모패드 세팅, 태동검사, 항생제 테스트(따끔해요!), 수액/주사 바늘 꽂기, 항생제 및 수액주사 맞기, 혈압 측정 등의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입원하고 계속 태동검사를 하면서 수축 정도를 확인했는데 전혀 진전이 없었습니다. 수축 그래프가 찍힌 종이를 보여주셨는데, 수축 간격은 규칙적이었으나 좀 더 짧아야 되나 보더라고요. 저녁 6시 즈음 내진을 한 번 더 했지만, 선생님은 내일이나 모레(!)는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양수가 터지면서 진통이 있거나 어느 정도 자궁문이 열리면 촉진제를 놓고 유도분만을 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양수만 흐를 뿐 제가 느끼는 진통은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기다릴 수 밖에 없었어요.
19시간의 기다림, 결국...
저녁 6시가 되면서 4인실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4인실을 단독으로 썼는데요, 왜 다들 출산 후 비보험이더라도 1인실/특실 병실을 선택하는지... 하룻밤 자고 나서 완전히 깨달았습니다. 연구실에 있는 라꾸라꾸침대에서 자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허리가 아파서 잠을 거의 못 잤습니다.
밤 10시에 응급실에 가서 태동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 오전 6시에 다시 응급실에 갔습니다. 그리고 태동검사도 하면서 3시간을 기다렸어요. 양수가 터지면 24시간 안에 낳아야 된다던데, 저를 포함해 온 가족이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태동과 수축은 이따금씩 느껴졌으나 잠잠하면 너무 불안했어요.
병원에 19시간이나 있었더니 나름 고인 물(?)이 되었습니다. 네댓 명이 벌써 출산하고 응급실을 떠났습니다. 특히 아침 7시에 와서 수술받고 9시에 병실로 이동하는 한 산모를 보니, 마음이 착잡해져서 수술로 마음이 점차 기울었습니다. 19시간이나 응급실에 있었더니 지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계속 기다렸다가 자칫 아기한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 끝에 수술로 결정했네요.
제왕절개 수술
제왕으로 결정하자마자 곧바로 수술 준비가 진행되었어요. 그냥 당연히 자분할 거라 생각했어서 제왕절개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습니다. 그래서 페인버스터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고통을 줄여준다기에 추가 했습니다. 회복기간 동안 자궁과 장기 간 유착을 막아주는 유착 방지제도 추가했습니다.
차가운 수술대에 누우니 수술한다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왔어요. 그래도 곧 아가를 만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네요. 특히 척추마취가 무서웠는데 생각보단 참을만 했어요. 마취가 끝나면 똑바로 누워서 하반신 노출된 상태로 소변줄 꼽고, 제모하고, TV에서나 보던 파란 수술포로 몸이 덮입니다.
정신이 없어서 기억도 두서가 없네요. 아무튼 이후 수면마취를 해서 수술받고 깨어나니 응급실에 누워있었네요. 남편 얘기로는 마취 깰 때까지 한 시간이나 헛소리를 했다네요 ^^;;;
솔직히 대장내시경 받았을 때와 느낌이 비슷해서, 제왕절개 수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네요. (후폭풍은 생각도 못하고...) 아기 낳은 날 당일에는 각종 약빨 덕분에 전혀 안 아팠어요. 무통 버튼도 안 눌렀어요.
얌전히 누워서 주변에 출산소식을 4시간 동안이나 전하고, 휴대폰으로 일기도 썼을 정도로 멀쩡했지요. 다만 무통 때문에 가려워서 계속 몸을 긁어야 했고 잠을 잘 못잤습니다.
산본제일병원은 오후 1시, 7시에 신생아 면회가 가능해서 남편이 사진과 동영상을 잔뜩 찍어와서 보는데, 세상에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저 아가가 내 뱃속에서 나왔다니!!!! 믿기지가 않았네요. 그리고 태어난 날 벌써 눈을 뜨더라고요! 뱃속에 있을 때도 초음파로 깜박깜박하더니 정말 신기했답니다.
이제 다음 날부터... 후불의 매운 맛을 제대로 경험했드랬지요.제왕절개 수술 후 입원기는 다음 글에 이어서 쓸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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