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식물집사의 몬스테라 1년 반 기록

2019년 9월에 초록이 5형제를 들였습니다. 제가 신혼집에 먼저 들어가 살게 되었는데 집이 너무 썰렁했거든요. 관심이 있던 식물 중에서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다고 추천받은 식물로 골랐습니다.
그중 첫 번째, 구멍 숭숭한 큰 잎이 매력적인 몬스테라를 소개합니다 :)
몬스테라 기본 정보
몬스테라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지인 반덩굴성 식물입니다. 몬스터에서 유래하였다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생존력이 강하고 매우 잘 자랍니다. 열대우림의 큰 나무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직사광선보다는 빛이 적절히 들어오는 반음지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열대 식물이므로 적정 생육 온도는 20~28℃입니다. 최소 13℃ 이상의 환경을 요구하므로 월동은 불가하고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길러야 합니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봄~가을에는 겉흙이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면 됩니다. 그렇다고 많이 주면 당연히 안 됩니다. 인터넷에 보면 과습으로 초록별에 간 몬스테라들이 참 많더라고요. 차라리 건조하게 키우면 잔뿌리가 말라 잎 끝이 타 들어갈지언정 죽지는 않습니다. (아래 좌충우돌 성장기에 잎 끝이 타 들어간 사진이 있습니다..)
※ 저도 키우면서 알게 된 것인데, 물주기는 흙 상태도 중요하지만 잎의 상태와 잎을 만졌을 때 느낌으로 판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잎을 만졌을 때 통통하면서 무르다면 과습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 만난 날

처음 집에 도착했을 때 모습입니다. 택배로 배송받았는데 별 탈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포장을 해체하고 바로 찍은 사진이라 줄기가 뭉쳐져 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예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화원에서 오면 광택제 덕분에 잎이 정말 반질반질합니다. 잎을 닦아줘도 반질반질해지지만, 광택제 효과를 따라갈 순 없는 것 같아요. 집에서 기르면 먼지에, 물때도 끼고, 물자국도... 식물 수발드는 것도 은근히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몬스테라는 잎이 넓어서 잎 닦는 것도 오래 걸립니다.
새로운 잎이 나는 과정

몬스테라는 마지막으로 난 잎 줄기의 옆구리에서 새 잎이 나옵니다. 제가 화분을 돌려가면서 키우지 않아서 그런가, 저희 집 몬스테라 뒷모습을 보면 이렇게 V자 형태를 띱니다.
해를 잘 쫓아가는 편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원하는 수형을 만들기는 어렵더라고요. 해를 쫓아가게 만드는 것도 식물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싶어 그냥 한쪽으로 키웠습니다.
좌충우돌 성장기


2019년 11월, 처음으로 새 잎을 내었습니다. 반질반질하고 연두연두한 게 정말 예쁩니다. 아래쪽 잎은 작고 구멍이 전혀 없거나 아예 없는데요, 몬스테라가 어느 정도 크면 찢어진 잎이 나오나 봅니다.
몬스테라는 월동이 안되므로 겨울에는 거실 창가에 놓았습니다. 집이 남서향이라 겨울이어도 창가 쪽은 따뜻한 편인데, 한파가 심한 날에는 조금 더 안쪽으로 옮겨주긴 했습니다. 높은 공중 습도를 좋아하는 녀석이다 보니 겨울에는 조금 비실비실해지는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새 잎을 한 장 내주었답니다.

1년도 안된 시기에 무척 잘 자라주었습니다. 봄~가을에는 베란다에 내어놓고 대충 시기를 가늠하여 물을 줘도 별 탈없이 잘 자랐어요. 식물을 키울 때는 물도 필요하지만 빛과 통풍이 엄청나게 중요한데, 베란다는 2가지 요소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남서향이라 오후에 들어오는 빛이 세지만, 창문으로 한 번 걸러진 빛이라 그런지 잎이 검게 타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잎 끝이 종종 타들어가곤 했습니다. 물은 1주~1주 반에 한 번씩 물받침대에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줬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흙이 물을 잘 머금지 못해서 물부족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흙을 너무 말리면 잔뿌리가 말라서 하엽이나 잎끝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흙이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천천히 세심하게 물을 줬어야 했습니다. ㅠㅠ

잎이 새로 날 때마다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영양제를 주지 않았는데, 이듬해 봄이 되면 분갈이하면서 흙을 채워줄 생각이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실내가 건조해서 그런지 잎 끝마름이 간혹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가습기를 틀어도 공중 습도를 50% 이상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네요. 난방을 하면 도루묵이 됩니다. 영양제를 한 번 줘 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겨울에는 주면 안 된다는 말에 꾹 참았습니다.


겨울을 앞두고 새 잎을 후다닥 내는 것 같습니다. 가을부터 겨울 초입까지 새 잎이 2장 나왔고, 겨울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눈도 많이 왔지요. 그래서 난방과 가습기를 열심히 틀었으나 식물들이 잘 지내기에는 부족했나 봅니다. 아레카야자도 한뿌리 보내고, 드나세라 콤팩타도 잎을 많이 떨구고... 몬스테라도 갑자기 하엽이 2개나 졌습니다. 무척 속상했어요.

영양제를 주고 싶었지만 참고... 대신 커피가루를 아주 조금 얹어줬는데 상태가 더 안 좋아졌습니다. 이후부터는 온도와 습도에 좀 더 신경을 썼고 하엽이 더 이상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커피가루는 안 주려고 합니다.


몬스테라 줄기입니다. 잎은 햇빛을 향하지만, 메인 줄기는 반대방향으로 늘어나더라고요. 공중 뿌리도 몇 가닥 나왔고 그중 일부는 다시 흙 속으로 들어가 식물을 더욱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몬스테라는 식물에게 좋다는 슬릿 화분에 살고 있어요. 2020년 가을인가부터 화분을 뚫고 뿌리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계속 길어지고 있어서 분갈이할 때 잘라야 되나 걱정이 들었습니다.


가장 최근 사진입니다. 지지대가 없다 보니 옆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기도 하고 화분이 작아 보여 분갈이 상담을 받았어요. 화원 사장님께서는 가을쯤 분갈이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수형만 잡아주었습니다. 위로 자라게끔 키워서 늘어뜨려도 멋있던데, 한 번 도전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몬스테라는 키우기도 쉽고 성장이 빨라서 눈에 자라는 게 보이기 때문에, 식물 초보자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식물입니다. 이국적이고 예쁘기도 하고요. 제가 몬스테라를 키우면서 체득한 방법이 반드시 옳다고는 볼 수 없고 저희 집에만 맞는 방법일 수 있지만, 몬스테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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