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다이어리 - 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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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신혼여행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결혼 1년차, 아이에 대한 생각은 아직 막연하지만 '딩크족'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주변에 몇몇 딩크 부부가 있었지만, 결혼 3~4년차가 되자 대부분 자녀계획을 세우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없는 부부란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것일까? 나이를 먹고 생식능력이 떨어질수록 유전자를 남기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강해진다던데 진짜일까? 딩크로 10년 이상 살면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을까? 양가 부모님의 압박은 어떻게 극복할까? 등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이 책은 나의 질문 리스트 중 약 30%에 대해 답변해 주었지만, 사실 왠만한 내용은 주변의 딩크 부부에게서 들었던 것들이라 새로울 것은 없었다. 남은 질문은 자발적 딩크 부부로 20년 이상 산 부부에게 해당하는 것이라서, 쉽게 답변을 듣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자의 남편과 나는 MBTI 유형이 동일했다. 조용하고 과묵하며 혼자 사색하기 좋아하고 지적 호기심이 많다는 INTP. 자신만의 시간과 영역을 필요로 하는 유형이다. 나 스스로도 내 성격은 육아에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라는 존재가 없어져서 슬프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게 훨씬 더 슬플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지점이었다. 아이를 낳으면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세계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경제력, 체력 등 여러가지 이유들을 언급했지만, 무엇보다도 둘만 존재하는 미래가 더 행복할 것 같아서 딩크를 선택했다고 했다. 나는 아직 어떤 확신도 없다. 솔직히 아이를 낳으면 더 행복할 것 같고, 더 불행할 것 같다. 아이가 없으면 줄은 지루하게 멈춰있을 것이고, 아이가 있다면 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겠지. 남편은 시조카를 보면 낳고 싶고, 자신의 삶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떠올렸을 때는 딩크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아마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우리는 아이를 낳는 쪽을 선택할 것 같다. 위험부담이 너무도 크지만, 아이를 낳아서 한 인간으로 기르는 삶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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