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스퀘어 스마트 복합식 가습기 개봉기
겨울이 오고 난방을 틀기 시작하면서 집 안이 한없이 건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말라붙은 목구멍이 아주 아팠습니다. 게다가 베란다에서 지내던 식물들도 10월 말쯤부터는 집 안에 들여놓는데, 한없이 건조한 집안에 잘 적응을 못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분무기를 뿌려도 10분만 지나면 물기가 완전히 사라지더라고요. 저는 식물 잎과 흙 상태를 보고 물을 주는데, 겉흙만 바싹 말라서 물 주는 타이밍을 맞추기도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열심히 가습기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습기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봤던 조건은 스마트싱스로 상태 확인/제어 가능할 것, 어렵다면 구글홈으로라도! 였습니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라도 식물들을 위해 집안 습도를 확인하고 가습기를 켜주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기화식, 초음파식, 가열식 가습기 중에서는 기화식을 원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논문을 근거로 잘 설명된 내용이 워낙 많이 나오기 때문에, 각 가습기의 특징을 간단히 써보았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물을 작게 쪼개서 날려 보내는 방법으로 습도를 높여줍니다. 즉, 수증기가 아니라 물분자를 내보내는 것인데요, 전력은 적게 쓰면서 가습량이 풍부합니다. 그렇지만 물에 포함된 성분들(+세균)이 공기 중에 함께 뿌려지게 됩니다.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자주 청소를 해줘야 합니다.
어떤 물을 쓰는지도 중요합니다. 수돗물에는 미네랄이 들어있고, 미네랄 성분을 호흡으로 받아들일 경우 건강 상에 문제(염증 반응 등)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수돗물 가습과 공기청정기와는 완전히 천적입니다. 공기청정기가 물분자+포함된 성분을 미세먼지로 인식하기 때문에,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같이 틀어놓으면 공기청정기에는 거의 측정불가 수준으로 경고등이 뜹니다. 이것은 공기청정기 성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석회가루가 공중에 떠다닐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하얗게 석회 흔적이 주변에 남고, 가전제품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가열식 가습기는 물분자가 아닌 수증기를 날려 보내는 방식이라, 초음파식 가습기보다 호흡기 건강에 안전합니다. 그렇지만,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가습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뜨거운 수증기로 인한 화상의 우려가 있습니다.
기화식 가습기는 빨래가 마르면서 가습이 되는 원리와 같아서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필터 청소가 번거롭고,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제품의 부피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초음파식/가열식 가습기는 미니 가습기도 있지요.
그런데 IoT를 지원하는 기화식 가습기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화식으로 갈 것인가, IoT를 선택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러다가 루나스퀘어 가습기를 찾았습니다! 초음파식과 가열식을 합친 복합식 가습기라고 합니다. 네이버 IoT 카페에서 이미 공구가 끝난 모양이더라고요.ㅠㅠ 그래서 공구 할인 없이 제 돈 주고 샀습니다.
드디어 가습기가 도착했어요. 네이버 스토어 루나스퀘어 공식 판매처에서 주문했는데, 만 3일 걸렸습니다. 쿠폰 할인+공식 판매처라고 해서 네이버를 선택했는데, 배송은 역시 쿠팡이 더 나은 것 같네요.
4L짜리 가습기라 크고 무거울 줄 알았는데, 박스가 생각보다 가벼웠습니다. 제품 크기는 19cm X 19cm X 32cm이고 무게는 스펙에 나와있지는 않으나 2~3kg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커버 가능한 공간은 최대 12평 정도이며, 시간당 최대 가습량은 400ml (가열 가습 시 300ml)라고 합니다. 즉, 4L를 채우면 최대 10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품을 개봉하면, 매뉴얼이 보이고, 밑에 가습기가 비닐에 씌여 있습니다. 조금 이따가 매뉴얼은 읽어보도록 할게요.
깔끔하고 예쁘게 생긴 가습기예요. 약간 샤오미 자연기화식 가습기와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에서 물은 증류수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사용 지침에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물을 사용할 경우 가습이 되지 않거나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구글링을 아무리 해보아도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서는 초음파 가습기에는 오히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물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물도 논란이 워낙 많아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 어렵습니다. 아무튼 정수기 물로 가습을 할 경우에는 소독 약품이 모두 제거되기 때문에 세균이 더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더더욱 자주 청소해야 된다고 하네요.
가습기 사용 시에 주의할 점은 아무래도 주변 습도를 높여주는 기기이다 보니, 전자제품이나 가구에 가까이 두고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전자제품은 석화 현상, 가구는 물이 스며들어 뒤틀리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습기 구조는 심플합니다. 상단 덮개를 열면 비어있는 물탱크가 보여요. 4L까지 물을 채울 수 있는데, 손잡이가 있어서 편리합니다.
물탱크를 들어 올리면, 수조가 나옵니다. 초록색 테이프로 고정된 부분이 수위 조정 디스크입니다.
바닥에는 HEPA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가습기 아래쪽에 아로마 오일을 채울 수 있는 아로마 박스가 들어있습니다.
온습도 센서도 있어요. 보통 가습기 내에 장착되는데, 루나스퀘어 제품은 코드선에 1/3 지점에 있어서 가습기 외부에서 조금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설명서에는 제품 사용 방법과 가습기 청소&물때 제거 방법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진동자 (분무용)
진동자는 초음파 가습기의 핵심 부품이지만, 세균이 생기기 쉽고 석회질이 끼기도 쉽습니다. (이틀 썼는데 벌써 살짝 하얀 것이 보이더라고요...) 석회질이 굳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청소해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해당 부분이 손상되면 가습기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니, 손이나 수세미로 닦지 마시고 브러쉬로 살살 제거해 주세요.
PTC 소자 (가열용)
식초 서너방울이 포함된 물 30ml를 붓고, 약 1~2시간 대기합니다. 그리고 브러쉬를 사용해서 물때를 제거해 주면 됩니다.
본체 수조부
고여있는 물을 버리고, 부드러운 수세미 또는 브러쉬로 닦아준 뒤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구어 줍니다. 본체 내부에 물이 들어갈 수 있으니, 수조에 직접 물을 붓는 것은 피해 주시면 됩니다.
물탱크
가습기를 끄고 남은 물은 바로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청소를 할 때에는 식초를 10:1로 혼합한 물을 통에 채워서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아준 뒤 헹구면 되는데요, 좀 더 깨끗하게 보관하고 싶으면 식초 희석 물을 물탱크에 채운 후 1시간 정도 방치하면 된다고 합니다. 밸브 보호 필터 내부 스펀지는 5%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갔다가 말리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위 조절 디스크는 옆으로 밀고 살짝 비틀면서 힘을 주면 분리됩니다. 그러면 PTC 소자가 드러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대로 청소를 하시면 되어요.
매뉴얼과 함께 퀵가이드 문서도 같이 동봉되어 왔습니다. 가습기를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버튼은 총 6개가 있습니다.
- 타이머 설정 버튼(시계 모양): 1~10시간까지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된 시간만큼 작동 후 기기가 종료됩니다.
- 가열 가습 모드 On/Off 버튼(김 나오는 모양): PTC 가열 소자가 약 90도까지 가열되어 내부에서 출력되는 미스트를 살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제품 홍보 페이지에서는 99.9% 살균을 하였다는 시험성적서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수조부 물은 60~65도 정도 데워집니다.
- 오토/슬립모드 설정 버튼(초승달 모양):버튼을 한번 누르면 실내 습도를 55~60%로 유지하기 위해 가습량을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길게 누르면 슬립모드로 바뀌고 디스플레이는 꺼집니다.
- 가습량 조절 버튼(물방울 3개): 가습량을 3단계로 설정합니다.
- 전원 버튼: 가습기 동작은 On/Off 합니다.
- 목표 습도 설정 버튼: 목표 습도를 5% 단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목표 습도에 도달하면 기기는 자동으로 멈춥니다.
가열 가습 모드를 켠 상태에서 가습기 물탱크를 들어올려서 수조부 온도를 체크해 보았습니다. 수조부 물은 뜨끈한 정도였습니다. 뭐랄까, 약간 식어버린 차 같은 느낌이었어요. 혹시나 가습기가 넘어져서 물이 새더라도 화상을 입을 염려는 없을 듯합니다.
거실 습도가 37% 밖에 안 되는 상태입니다. 물이 제법 높이 분사되어서 거실은 충분히 가습이 될 것 같아요. 바닥에서 약 1m 정도 올려놓고 2일 동안 최대 가습으로 사용하였는데, 바닥에 물이 고여있는 증상은 없었습니다. 후기를 보니까 물이 고여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던데, 저희 집이 워낙 건조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렇게 파워 가습을 몇 시간 동안 해도 습도를 45% 넘기기가 힘드네요.
일단 급한 대로 수돗물로 사용해보니, 역시 공기청정기가 난리가 났습니다. 다음 주 중에 정수기를 설치할 예정인데, 추가로 실험을 해 볼 예정입니다. JTBC에서 가습기 실험을 했을 때 정수기 물일 때 미세먼지 수치가 크게 올라가지 않았거든요(기사 참조). 그런데 정수기 물이 어떤 필터로 쓴 것인지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궁금하긴 합니다.
도대체 어떤 가습기를 사야 할지 2주 정도 고민을 했는데요, 분명히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IoT 가습기는 루나스퀘어 제품 외에 샤오미와 미로 가습기 정도인데, 여기서 또 스마트싱스가 되는 제품은 루나스퀘어 밖에 없거든요. 미로는 초음파 가습기인데다 워낙 비싸서 내키지 않았고요... 나중에 루나스퀘어에서 자연기화식 가습기도 개발해주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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