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평촌::아버지의 일터였던 브라운핸즈 카페
아버지가 40년 동안 일하고 계시는 서원풍력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브라운핸즈라는 카페로 바뀌었습니다. (회사를 겨우 10년쯤 다니고 찡찡대는 딸래미와는 달리,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일하고 계시는 아부지 존경해요!)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서원풍력의 메인 공장은 쿠팡물류센터로 바뀌었고, 여기는 아부지 피셜로 작은 창고/협력업체 업무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정문 위쪽에 보면 서원풍력 제 3공장이라는 문구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서원풍력이 50년이 넘은 회사라, 건물과 바닥에 세월의 흔적이 상당합니다. 공장에서 쓰던 장비를 살려서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겼어요. 예전에 경비실로 쓰였던 곳은 이제 COFFEE LAB이 되었네요.
브라운핸즈의 장점은 넉넉한 주차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때때로 주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데, 여기는 건물 뒤쪽까지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로운 편이에요.
저는 이 입구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살 주택을 설계할 수 있다면, 벽돌집에 이런 느낌으로 현관을 만들고 싶어요.
초대형 산업용 팬을 제조하는 회사라서 층고가 정말 높아요. 예전에 아부지가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팬의 크기가 사람 키 기준 2~3배 정도 될 것 같더라구요. 층고가 높아서 겨울에는 난방비가 제법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관리비를 내다보니 평소에는 하지도 않았던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하
음료 가격은 일반 카페보다는 비싼 편이에요. 커피는 그래도 가격이 괜찮은데, 음료 쪽은 다소 높다고 느껴졌습니다.
브라운 핸즈에서는 원두도 팝니다. 200g에 16000~18000원으로 전에 갔던 테라로사보단 저렴한데, 일반 개인 카페보다는 비싸네요. 커피를 마셔봐야 구매할 만한 가격인지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음료를 주문하면 종이 쿠폰을 줍니다. 10잔을 마시면 아메리카노 1잔을 받을 수 있는데, 도장이 특이해요. 계산대에 1~10까지 적힌 도장이 놓여있고, 순서대로 도장을 찍으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카페 내부도 공장의 특징을 잘 살려서 빈티지하면서 독특한 느낌이 납니다. 내부에는 대형식물이 많은데요, 특히 여인초가 많아요. 저도 여인초를 기르고 있는데, 까다롭지 않고 잘 자라면서 기르기 편한 식물이에요. 카페에서도 식물 상태를 보면 여인초 외에는 그닥 잘 지내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테이블도 빈티지하면서도 너무 낡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가끔 빈티지 카페라고 하면서 너무 낡아서 삐걱대는 가구들을 가져다 놓고 '감성'이라고 포장하는 곳들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최소 30분은 앉아 있어야 하는데 거슬리더라고요. 브라운핸즈의 테이블과 의자는 제각각이지만 컨셉은 통일되어 있어 조화로워요.
창밖으로 단풍이 든 나무가 보여서 계속 눈길이 갑니다. 유리창 모양도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옛스럽기도 한 묘한 매력이 있어요.
음료는 밀크티와 자몽주스를 주문했는데요, 두 음료의 맛은 솔직히 평범한 편이었어요. 나중에 커피를 한 번 주문해 봐야겠어요.
내부에는 다양한 조형물과 사진들이 있는데, 뭔가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적당히 카페에 있을 법한 예쁜 장식물이 아니라, 예술품 혹은 토템같기도 합니다. 이 사진들도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원풍력 간판은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이쪽으로 쭉 들어가면 아부지가 진짜 일하셨던 곳이 나오더라구요. 어릴 때 잠깐 입구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경비실도 여전하고 외관은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카페 바로 앞에는 학의천이 있습니다. 수능 끝나고 하루에 2시간씩 걸으면서 살을 뺐던 추억의 길이에요. 산책로가 정말 좋으니, 카페에 갔다가 잠깐 학의천도 구경하시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오랫만에 걸으니 정말 좋더라구요 :)
기본 정보
시간: 10:00~21:00
주소: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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