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 - 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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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는 계속 읽어봐야지... 생각만 했다가 결국 집어든 책입니다.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저자 직함의 무게감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서 자꾸만 독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래도 책에 대한 평가가 좋은 편이길래, 그리고 최근에 읽은 책들이 실망스러워서 괜찮은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서 '초격차'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공대를 졸업하고 공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순수 연구원 출신의 경영자입니다. 경영학 전공자도 아니고 MBA 학위도 없습니다. 엔지니어로 일하다 경영의 길을 걷게 되신 분입니다. IMF 시절부터 20년 간 경영자로 사업을 이끌면서 생각하고, 경험하고, 정리한 저자의 경영 철학이 이 책에 아주 잘 담겨있습니다. 독자가 리더라면 책에서 배울 점이 정말 많을 것 같고, 리더가 아니더라도 리더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누구에게든지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저도 리더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밑줄을 그었답니다.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Never give up)!
큰 목표를 가져라(Aim high)!
단순한 것에 힘이 있다. 저자는 이 두가지 구호를 마음에 품고 삶을 살아내었다. 삶의 신조는 마음에 깊게 새겨지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간결하면 되는 것. 삶을 일관성 있게 꾸려가려면 삶의 신조부터 단순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신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변신을 두려워하고, 거대한 애벌레로 남아 있으려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거대한 애벌레로 남아 있는 것에 만족하는 회사나 사업 부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지만, 20대에는 하고 싶은 것도, 호기심도 많았는데 사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안주하고 싶은 욕구도 점점 치고 올라온다. 변신을 위해 새로운 것들도 많이 해보지만 그때뿐인 것 같다.
그래서 변신은 떠밀려져서 해야 성공하는 듯하다. 특별한 꿈이나 목표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부림칠 때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성공하기 위해 스스로 그런 환경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부서 옮기기, 이직, 사업 등 새로운 환경에 던져졌을 때 인간은 성장하기 마련이니까. 요즘처럼 세상이 자꾸 뒤집어질 때는 타이밍을 잘 잡아서 변신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훈련을 통해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1. 통찰력 (Insight)
2. 결단력 (Decision)
3. 실행력 (Execution)
4. 지속력 (Sustainability)
위의 네 가지 외적 덕목을 '골고루' 갖추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고, 이 중 한 두 가지만 가졌다면 참모나 팔로워가 되는 것이 낫다고 언급되어 있다. 내가 모시는 리더가 결단력과 실행력은 넘치지만 통찰력이 없다면 회사생활이 참 고단할 것 같긴 하다. 사업이 엉뚱한 길로 가진 않을까 늘 걱정될 것 같다.
좋은 조직의 조건
1. 구성원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한다.
2. 구성원이 서로서로 협력한다.
3.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그것을 드러내놓고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회사에서 거의 불가능한 조건이 아닐까 싶다. 1번은 그렇다 치더라도 2번은... 조직의 단위가 작거나 이해관계가 맞을 때만 가능할 것 같다. 3번은 문제가 발생할 때 책임자를 찾아내서 응징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본인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이런 완벽한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짚고, 저자의 고민이 곁들여져 있는 것.
조직의 리더도 '뇌처럼' 일해야 합니다. 뇌가 신체와 장기를 직접 통제하지 않는 것처럼 리더는 조직원을 사사건건 통제하지 말아야 합니다. 뇌는 신체를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하지 않습니다.
회사 생활 하면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리더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심성도 곱고 일도 굉장히 열심히 하시는 분이었으나 진짜 너무 힘들었다. 아침 9시에 예정된 중요한 회의 일정을 리마인드 한다고, 6시 50분에 카톡을 보내는 분이었으니... 솔직히 리더보다는 같은 부서원으로서 일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리더의 입장에서도 부하직원을 온전히 믿고 맡기기에 분명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을 것 같다. 리더가 된다면 꾹 참고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부하직원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리더에게 맡겨진 사명은 '생존'과 '성장'일 것입니다.
이에 더해 사회에 대한 차별화된 '기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릇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분이구나라고 느낀 챕터였다. 나같으면 리더가 되면 어떻게 일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기도 바쁠 것 같은데, '리더' 자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고 나름의 명확한 결론이 쓰여 있다. 현재의 성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자화자찬하기 쉽지만, '사회 기여의 가치'까지 고민하고 창출하는 것은 진정한 리더만이 가능한 영역처럼 느껴진다.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라면 자신의 업무 중 최소한 절반은 변화를 분석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바쳐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의 경영 이슈에 함몰되다 보면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변화의 먹구름을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임원이 갖추어야 할 실력은 회사 내에 있지 않던 지식을 쌓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리더를 만나고 싶다. 이런 리더라면 회사 생활이 불안하지 않고, 앞으로 잘 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런 리더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더라도 아마 알아보기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최악의 리더를 경험한 후에야 이전 리더가 훌륭했음을 깨달았던 적이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듯.
변화가 실현되려면 오히려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 이곳저곳에서 강조했던 일관성과 지속성. 회사를 경영하면서 변화를 실현한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일관성과 지속성의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끼신 것 같다. 꼭 변화가 아니더라도 공부, 블로그, 운동, 자기계발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일관성과 지속성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혹은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스타팅 포인트와 파이널 골을 설정하고, 그 중간 과정에서 수행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왔습니다.
자신의 스타팅 포인트에 대한 확실한 분석이 있을 때만 파이널 골이 설정될 수 있습니다.
역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구나 느낀 구절이다. 얼마 전에 읽은 메타인지, 생각의 기술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옳은 결정은 내가 알고 모름을 아는 것, 자신에 대한 객관화부터 시작된다. 내가 70점이라면 70점으로 인식하는 것, 앞으로 90점까지는 갈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것, 그리고 90점까지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 메타인지적 인식을 활용하는 과정과 같다.
모든 의사결정의 구심점이 되는 근본 원칙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과 삶의 근본 원칙을 고민하고, 단순하게 원칙을 세우는 것이 습관화되신 것 같다. 나는 리더가 아니라서 그런지 리더의 역할에 대한 부분보다는, 저자의 삶과 경험, 가치관 부분에 더 관심이 갔다. 나는 삶의 원칙이 있나? 생각해봤는데 몇 가지 떠올랐다. 실제로 잘 지키지는 못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관성'. 내로남불을 정말 싫어한다. 이런 것들을 한 번쯤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직원들과 대화할 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들도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전문가이기 때문에 리더가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단번에 알아봅니다.
신입사원이 아니고서야 회사에서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일개 직원도 이러한데,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야 오죽할까. 그렇지만 리더가 솔직하게 잘 모른다고 말하면서 물어볼 때 마음이 열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리더의 솔직함은 때로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밑줄 그은 부분이 많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개만 추려서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사원 시절부터 한 직급씩 올라갈 때마다 꺼내어 읽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직급이 바뀔 때마다 독서 후 느낀 점이 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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