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6개월 엄마 몸은 얼마나 회복될까? 개인적 경험담
5월 출산 후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임신으로 몸의 외형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이제 임신 전 상태로 꽤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남겨보려 합니다.
1. 모유수유와 단유
저는 6개월 동안 혼합수유를 했습니다. 낮에는 분유 위주로 먹이고 밤에는 거의 모유를 먹였는데요, 솔직히 잠에서 깨서 분유 타러 가기 너무 힘들어서 모유수유를 했어요. 밤수를 끊으면 젖양이 준다고도 해서 밤수를 유지한 것도 있었습니다.
아기가 6개월이 되어 단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유해야겠다!!! 굳게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아기와 제가 동시에 감기에 걸려 약을 먹어야 하니, 가끔 하던 젖물잠부터 단칼에 끊었습니다. 6개월에 접어들며 자연스럽게 젖양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며칠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자연 단유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리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6개월이 되면 젖양이 준다고 하던데 진짜로 그렇더라고요.
단유 마사지는 모유 찌꺼기 제거를 위해 한 번은 받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특히 자녀 계획이 끝나지 않았을 경우에는 단유 마사지를 받아 유선에 고여있는 모유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다음 출산 후 젖이 돌 때 유선이 막혀 있으면 젖몸살을 심하게 앓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아기가 신생아 때부터 150일 즈음?까지만 해도 울면서 젖을 찾는 동작을 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런 동작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아기도 젖을 더 이상 그렇게 간절히 찾지 않아요. 신기하게도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와도 겹치더라고요. 이유식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아기는 엄마젖과 이별하며 일반 식사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엄마의 몸도 그에 맞추어 젖양을 줄이는 게 정말 신비로운 것 같아요. 모유수유가 힘들긴 해도 아기와 특별한 교감을 하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기분이 듭니다. 완모하신 분들은 단유우울증이 올 만 하겠구나 싶어요.
단유가 되었다고 해서 아예 젖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단유하고 1년이 지나도 짜면 젖이 조금 맺힌다고는 하네요. 친구는 아기가 3살이 되었는데도 그렇다고 합니다.
2. 제왕절개 흉터
제왕절개 흉터는 아직 붉지만 가장자리 쪽은 매우 옅어졌습니다. 흉터 연고를 바르면서 관리한 덕분인가 싶어요. 수술 후 2~3년 정도 지나면 거의 안 보인다는 분들도 있으니 조금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흉터 길이도 7cm 정도로, 처음 수술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짧아졌습니다. 병원에서 수술을 잘해주신 것 같아요.
3. 관절염
임신 후기에는 릴렉신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관절염이 생겼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손가락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어요. 릴렉신 호르몬은 출산 후 6개월까지도 분비된다고 하는데요, 저는 아기가 4개월이 될 때까지 아팠습니다. 특히 고통이 심했던 기간은 아기 2개월 무렵부터 100일 전까지였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발을 딛는 것이 두려웠을 정도로 발부터 무릎 손가락 정말 어깨 안 아픈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100일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평생 이렇게 아플까 봐 걱정되고 우울했는데, 몸이 좋아지니까 그래도 살겠더라고요. 요즘은 무릎만 무리하면 조금 아프고 나머지는 다 좋아졌습니다. 무릎은 임신 중 무거워진 몸을 지탱했던 것 때문에 후유증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70kg가 넘어가면서 의자에 앉으려 할 때마다 무릎이 참 많이 아팠거든요. 지금은 스쿼트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몸무게
저는 64kg에 임신을 해서 72kg까지 갔다가 지금은 60kg입니다. (진짜 아줌마가 되니 몸무게 공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네요) 임신 전에는 임신 준비 중이라며 운동을 대충 하고, 몸보신을 한다고 잔뜩 먹으러 다니기만 했습니다. 엄마가 입덧이 정말 심했어서 저도 분명히 입덧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미리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자기합리화)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도 입덧을 좀 심하게 했고 몸무게도 잘 안 늘었습니다. 임신 전에 먹었던 몸보신 음식들이 진짜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아기를 처음 낳은 후 67kg로 빠졌다가 조리원에서 64kg까지 갔었는데, 퇴소할 때는 다시 66kg였습니다. 그리고 도우미 이모님이 계실 때까지는(아기 40일경) 잘 먹어서 66~68kg 정도로 유지되었어요. 이후에는 식사가 부실해지고 모유 수유를 계속해서인지 몸무게가 아주 천천히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다 출산 후 100일쯤 될 때부터 갑자기 살이 훅 빠지며 61~62kg가 되었어요. 한여름이기도 하고 관절염이 심해 유산소나 근력 운동은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지요. 출산 후 4개월이 지날 무렵부터는 근력 운동을 시작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5. 다이어트
아기 2~3개월 때는 헤이마마에서 스트레칭과 케겔 운동을 위주로 했습니다. 코스는 2개나 신청해 놓고 완료는 못했지만요. 그리고 70일 정도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했다가 무릎이 아작 나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100일 전까지는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아기가 4개월이 되었을 때가 9월이라 유모차 끌고 산책을 많이 나갔습니다. 임신 중에 코로나 감염에 조산기 등 여러 가지 일로 눕눕하던 시간이 길다 보니 체력이 정말 많이 떨어졌어요. 산책도 한 번 나갔다 오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걷기를 늘려서 체력을 키웠습니다.
출산 6개월부터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강제력을 부여하기 위해 5월에 출산한 엄마들이 모인 다이어트 오픈단톡방에 들어갔어요. 매일 밤 식단/운동 현황을 공유해야 하다 보니 운동을 하기 싫어도 꾸역꾸역 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주 4회 정도 땅끄부부 칼소폭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한 달밖에 안 되어서 1.5kg로 정도 빠졌는데요, 56kg 정도가 되고 싶어요. 사실 몸무게보다는 체지방을 28% 정도로 줄이고 근육량을 키워서 튼튼해지는 게 목표입니다. 아기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하니까요.
6. 임신선
슬프게도 저는 임신 초반부터 임신선이 진하게 생겼습니다.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아직도 임신선이 꽤나 선명한 편입니다. 없어지지 않고 희미하게 남는 분들도 있다던데, 제가 그 케이스 같아요. 걱정했던 튼살보다도 훨씬 더 보기 싫게 생겼습니다.ㅠㅠ
7. 겨드랑이
겨드랑이는 임신 9주차 부터 까매졌습니다. 꽤 일찍 까매진 편입니다. 마치 피부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까맣게 얼룩덜룩했는데, 다행히 아주 좋아졌습니다. 출산 후부터 좋아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80% 정도 돌아온 것 같아요. 출산 직후에는 '민소매는 내 인생에서 다시없을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년 즈음에는 입을 수 있을 옷'이 된 것 같습니다.
8. 튼살
저는 튼살도 심한 편이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튼살이 많이 생긴 편이어서 튼살이 없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예외는 없지요. 관리를 했음에도 막달에 튼살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바닥마냥 붉은색 튼살이 아랫배에 만연했고, 특히 아기가 발로 많이 찼던 오른쪽 아랫배는 정말 심하게 생겼습니다. 배가 매끈하신 임산부들을 보면 굉장히 부러웠어요. 임신선에 튼살에 피부도 얼룩덜룩해서 배만 보면 슬펐고 만삭 앨범도 안 찍었습니다. 지금은 뱃살이 많이 빠졌는데요, 튼살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래도 색이 옅어졌습니다. 튼살이 막 생겼을 때는 울긋불긋하면서 징그러웠는데, 지금은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일 정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더 좋아지길 바라봅니다!
9. 머리 빠짐 (산후탈모)
한 80일부터 눈에 띄게 빠지기 시작해 3개월 정도 지속되다가, 지금은 임신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머리가 하도 빠져서 매일 청소기를 돌리고, 수시로 돌돌이와 정전기 청소포로 머리카락 청소하고 살았네요. 하수구를 볼 때마다 빠진 머리카락에 식겁하곤 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산후탈모가 아주 오래가진 않은 것 같아요.
10. 유분기 (얼굴, 머리)
제 피부 타입은 지성이었는데, 임신 중기 이후에는 얼굴 번들거림도 없고 머리가 떡지지도 않았습니다. 임신 당시에는 잘 안 씻어도 피부도 좋아서 살기 참 편했어요. 그렇지만 출산 후 100일 정도 지나니 얼굴 번들거림도 돌아왔고 머리도 매일 감아주어야 하네요. 이제 유분을 빼앗아가는 아가가 없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11. 피부
임신 기간 중에는 피부가 좋아졌다가, 육아하면서 엄청난 피로감 + 모유수유로 인해 얼굴살이 쪽 빠지면서 영양분이 빠져나간 듯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추석 가족모임 때 얼굴이 왜 이렇게 안 됐냐는 소리도 들었답니다. (100일 전까지는 웬만하면 사람들 안 만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정말 별소리를 다 들어요... 육아 간섭은 그렇다 쳐도 산모의 외모나 몸매까지 진짜!!!) 뭐랄까...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생기가 사라지며 칙칙한 느낌이 든달까요. 평생 의학의 힘은 관심이 없었는데, 빌려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기미는 약간 있긴 있었는데 옅어졌습니다. 겨드랑이 피부가 짙어진 것과 원인이 같으니, 사라질 때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네요.
12. 방귀
방귀는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디에서도 관련 경험담을 찾을 수가 없어서 써봅니다. 부끄럽지만 아기를 낳은 후 방귀 조절이 잘 안 되더라고요.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뿡뿡이가 되었어요. 그래서 외출도 하기 싫고 사람 많은 곳은 가기 두려웠습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나, 나중에 복직해서도 회사에서 방귀를 뀌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해결은 되더라고요. 아마 출산 5개월 차부터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은 어머님들, 모두들 큰 일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아마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분들이 주로 읽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아기 돌 때쯤이면 임신 전과 비슷한 몸 상태로 돌아온다고 하니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열심히 다이어트에 성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육아도, 건강도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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