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나이가 먹어서 후배들이 생길 텐데 좋은 회사 상사이자 인생 멘토가 되고 싶다는 거창한 꿈은 아니었구요, 인간적으로 나쁜 상사는 되기 싫었어요. 제가 역지사지를 잘하는 타입의 인간은 아닌지라, 사원/대리 시절에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결심하면서 꽤 오래전부터 틈틈이 적어놨던 것이에요. 지금 와서 읽어보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요새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당연히 안 하는 것들도 많아졌더라고요. 오랜만에 읽어보니 재미있어서 공유합니다.
퇴근길에 붙잡지 않는다.
말을 끊지 않는다.
어디가냐고 묻지 않는다.
휴일에 연락하지 않는다.
카톡으로 연락하지 않는다.
웃다가 찌뿌리지 않는다.
야근이 특정인에게 몰리지 않도록 한다. 업무 분배는 공정하게.
단순한 메일 전달자가 되지 않는다.
지적할 때는 정확하고 은밀하게. 되도록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지적하지 않는다. 특히 타부서 사람들 앞에서는 지적하지 않는다.
피드백은 빠르게, 검토의견은 묵혀두지 않는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후배의 좋은 제안이면 수용하고, 내 의견만 고집부리지 않는다. 수용이 어려울 경우엔 이유를 설명해준다.
인수인계 및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한다.
맛있는 것을 사준다.
비가 올 때 우산이 되어준다. (쉴드를 잘 치자)
일관성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메모는 조금 적나라하게 써있어서 살짝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제가 써놓은 것들을 보니까 이대로만 살아도 욕은 안 듣겠구나 싶은데, 다 지키면서 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후배가 절 꼰대라고 어디서 흉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그냥 꼰대 취급받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살까 싶기도 하고요. 만 10년째 직장생활 중인데, 고민과 방황은 여전히 있네요.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