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상사가 되면... 미생 시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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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를 정리하다가 문득 메모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언젠가 상사가 되면 하지 말아야지'

 

언젠가 나도 나이가 먹어서 후배들이 생길 텐데 좋은 회사 상사이자 인생 멘토가 되고 싶다는 거창한 꿈은 아니었구요, 인간적으로 나쁜 상사는 되기 싫었어요. 제가 역지사지를 잘하는 타입의 인간은 아닌지라, 사원/대리 시절에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결심하면서 꽤 오래전부터 틈틈이 적어놨던 것이에요. 지금 와서 읽어보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요새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당연히 안 하는 것들도 많아졌더라고요. 오랜만에 읽어보니 재미있어서 공유합니다. 

 

  • 퇴근길에 붙잡지 않는다.
  • 말을 끊지 않는다.
  • 어디가냐고 묻지 않는다.
  • 휴일에 연락하지 않는다.
  • 카톡으로 연락하지 않는다.
  • 웃다가 찌뿌리지 않는다.
  • 야근이 특정인에게 몰리지 않도록 한다. 업무 분배는 공정하게.
  • 단순한 메일 전달자가 되지 않는다.
  • 지적할 때는 정확하고 은밀하게. 되도록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지적하지 않는다. 특히 타부서 사람들 앞에서는 지적하지 않는다.
  • 피드백은 빠르게, 검토의견은 묵혀두지 않는다.
  •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 후배의 좋은 제안이면 수용하고, 내 의견만 고집부리지 않는다. 수용이 어려울 경우엔 이유를 설명해준다.
  • 인수인계 및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
  •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한다.
  • 맛있는 것을 사준다.
  • 비가 올 때 우산이 되어준다. (쉴드를 잘 치자)
  • 일관성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메모는 조금 적나라하게 써있어서 살짝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제가 써놓은 것들을 보니까 이대로만 살아도 욕은 안 듣겠구나 싶은데, 다 지키면서 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후배가 절 꼰대라고 어디서 흉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그냥 꼰대 취급받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살까 싶기도 하고요. 만 10년째 직장생활 중인데, 고민과 방황은 여전히 있네요.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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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2020.09.09 23:27 신고

    재밌으면서도 뭔가 씁쓸한데요? 저도 하지 말아야지 다짐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다 하고 있는 제가 떠올라 그런가 봐요ㅎㅎ

    • 2020.09.10 21:50 신고

      ㅎㅎ 그러게요. 저 자리에 가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데, 막상 결심한 대로 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차라리 저의 약점을 인정하는게 나으려나 싶기도 해요... 나이 먹어도 사는게 쉽지가 않아요 ㅜㅜ

  • 2020.09.10 09:21 신고

    라떼는 말이야~~
    알아서 했지
    라떼는 말이야~~
    24시간이 일이었어
    꿈에서도 일만했지
    라떼는 말야~~
    선배가 부르면 그 즉시 달려가곤했지
    라떼는 말야~~

    ㅋㅋㅋ
    라떼는 말야
    다 했어 정말 이것저것 뭐든

    누가보면 신인줄 알겠어요 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라떼는
    가끔먹는 고구마라떼가 좋은데 말이죠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입장에서는 이해적인 측면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같은 사무실 직원들 보면
    재미난게 한두가지 아니거든요 ㅎㅎ

    나의 기준으로 이해하기보다
    그사람의 기준으로 이해하면
    더욱 세상이 넓게 보인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갔으면 하는
    저만의 바램도 한번 끄적여 봅니다 ㅋ

    • 2020.09.10 21:54 신고

      꼼이님 글은 리드미컬해서 읽을 때마다 항상 흥얼거리게 되어요 ㅋㅋ 말씀하신대로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네요... 일하다보면 어느샌가 마음이 뾰족뾰족해져요 ㅠㅠ 꼼이님 바람대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어가기를 바래봅니다 :)

  • 2020.09.27 22:18 신고

    멋진글들이네요! 잘보고갑니다~!!

    • 2020.09.27 23:13 신고

      사원시절 허심탄회한 고백과 결심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2020.10.11 10:27 신고

    웃다가 인상쓰는건 무엇...인거죠 ㅠㅠ 무섭.... 대리로서 공감가는 문장들이 많네요 ㅎㅎㅎㅎ.....싫어했던 행동을 100% 안하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모든 걸 다 신경쓸수는 없으니까,,

    • 2020.10.11 11:58 신고

      공감가느 문장이 많다고 하니 감사하네요^^ 아무래도 지금은 중간에 껴있다 보니까, 대리사원 시절에 느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공감해주시는 분이 있으니 옛날부터 차근차근 기록해두길 잘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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